디자인을 막 배우기 시작했을 때, 저는 툴이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누군가는 포토샵을 자유자재로 쓰고, 피그마로 몇 분 만에 고급스러운 레이아웃을 뚝딱 만들어내는 걸 보면서 나는 왜 이렇게 손이 느릴까, 기능을 외우지 못할까 자책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된 건, 정말 디자인을 잘하는 사람들은 단순히 기능을 많이 아는 게 아니라 ‘어떻게 써야 할지’를 잘 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들은 항상 툴을 목적에 맞게 씁니다. 하나의 툴만 깊게 파는 게 아니라, 여러 도구를 자연스럽게 연결해서 전체 작업 흐름을 매끄럽게 만들죠. 또 반복되는 작업은 효율적으로 줄이기 위해 미리 구조화해 두거나 템플릿으로 만들어둡니다. 저도 이런 방식으로 접근하니 디자인 속도도 빨라졌고, 완성도도 훨씬 좋아졌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실제로 보고 배우고, 직접 체득한 디자이너들의 툴 활용 습관을 정리해 봅니다. 단순히 기능을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실무에서 진짜 효과적으로 쓰이는 방식이 궁금하셨던 분들에게 이 경험이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자주 쓰는 툴의 기능을 구조화
디자인 툴을 잘 다룬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은 수많은 기능을 마치 암기하듯 숙지한 상태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실제로 디자인을 잘하는 사람들은 수백 가지 기능을 모두 다 아는 게 아니라, 본인이 자주 쓰는 기능과 도구만을 집중해서 마스터합니다. 예를 들어 피그마를 사용하는 디자이너들은 레이어 정리, 오토 레이아웃, 컴포넌트 활용처럼 핵심 흐름을 중심으로 툴을 익히고 있으며, 사용빈도가 낮은 기능은 필요할 때마다 검색해 쓰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이는 생산성과 속도를 중시하는 전문가의 접근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포토샵에서도 필터나 효과를 무작정 다 외우기보단, 자주 쓰는 단축키나 블렌딩 옵션, 레이어 마스크 조합 등을 중심으로 레이아웃을 구축해 두고 반복 작업을 빠르게 처리하는 방식을 씁니다. 특히 반복되는 작업이 많을수록 액션 저장 기능이나 템플릿 구조를 만들어두어 매번 새로 구성하지 않고도 일관된 퀄리티를 유지합니다. 실제로 많은 디자이너들이 ‘툴을 배우는 시간보다 툴 안에서 체계를 잡는 시간’이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피그마의 모든 기능을 다 공부해야 잘 쓸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프로젝트를 여러 번 하면서 자주 쓰는 기능만 따로 모아 북마크 하고, 그 흐름에 맞춰 단축키를 외우고 나니 작업 속도와 결과물의 완성도가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디자인은 결국 반복의 결과물이기 때문에, 그 반복을 줄여주는 구조화된 툴 사용 습관이 진짜 실력을 만들어준다는 것을 점점 더 실감하게 됩니다. 기능의 깊이가 아니라 익숙한 흐름의 구축이 전문가를 만들어주는 기준이라는 점을 툴을 익힐수록 강하게 느낍니다.
기능보다 흐름에 집중해서 툴을 작업 단위로 사용
디자인 잘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툴을 단편적인 도구가 아니라 ‘작업 흐름’의 일부로 바라본다는 점입니다. 그들은 단순히 툴 하나의 기능만 집중하지 않고, 디자인을 구성하고 완성하는 전체 맥락에서 툴을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웹디자인을 할 때 피그마로 와이어프레임을 잡고, 아이콘은 플랫아이콘에서 다운로드한 뒤 일러스트레이터에서 다듬고, 최종 프레젠테이션은 캔바나 키노트로 구성하는 식으로 여러 툴을 하나의 목적에 맞게 조합합니다. 툴 간의 연계 흐름이 명확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반복 없이 효율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냅니다. 저도 이전에는 포토샵으로 모든 걸 하려다 시간이 배 이상 걸린 적이 많았는데, 이제는 각 툴의 강점을 파악하고 목적에 따라 작업 흐름을 분산시켜 사용하면서 전체 시간이 훨씬 줄었습니다. 예를 들어 사진 보정은 픽슬러나 라이트룸에서 먼저 마무리하고, 배경 제거는 캔바나 remove.bg에서 처리한 뒤, 슬라이드 배치는 구글 프레젠테이션으로 넘기는 식입니다. 디자인이란 결국 시각적으로 메시지를 잘 전달하는 작업이고, 이 흐름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도구들을 목적에 따라 유기적으로 배치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전문가일수록 이런 맥락 중심의 툴 사용에 능숙하며, 결과적으로 훨씬 자연스럽고 설득력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냅니다. 툴은 도구일 뿐이라는 말이 진짜 와닿는 순간이 바로 이때이며, 디자인 잘하는 사람일수록 툴을 ‘써야 할 이유가 있는 곳에만’ 정교하게 배치합니다. 단일 툴에 의존하지 않고 여러 도구를 협업하듯 유연하게 사용하는 것이야말로 실무에서 진짜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자동화하거나 템플릿 화하여 퀄리티 유지
전문 디자이너들은 반복되는 작업을 매번 새로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반복이 필요하다는 것은 구조적으로 작업을 최적화할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디자인 잘하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자동화’ 또는 ‘템플릿화’에 능합니다. 피그마에서는 컴포넌트를 만들어 재사용하고, 오토 레이아웃과 변수 기능을 통해 다양한 화면에서도 디자인의 일관성을 유지합니다. 포토샵에서는 액션 기능을 활용해 반복되는 보정 작업을 단축시키고, 인디자인에서는 마스터 페이지를 통해 수십 페이지짜리 인쇄물을 빠르게 제작합니다. 캔바의 경우엔 브랜드 키트를 설정하고, 자주 사용하는 슬라이드 구성을 템플릿으로 저장해 두어 발표 자료나 인스타 피드를 일관되게 유지합니다. 저도 디자인 작업을 하다 보면 자주 사용하는 색상, 폰트, 여백 기준, 아이콘 스타일 등이 반복되는데, 이걸 매번 다시 설정하면 시간이 오래 걸릴 뿐만 아니라 일관성도 깨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저는 프로젝트별 ‘스타일 가이드’를 간단히 만들어두고, 사용한 디자인 요소는 모두 하나의 시트에 정리해 놓은 후 다음 작업에 그대로 활용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시간이 절약되는 것은 물론이고, 브랜드나 채널의 아이덴티티도 안정적으로 유지됩니다. 반복 작업을 단순하게만 여길 게 아니라, 효율화 도구로 전환하는 것이 디자인 퀄리티를 지키는 열쇠가 됩니다. 특히 협업할 경우 이런 자동화된 시스템은 작업자 간의 소통 비용을 줄여주고, 결과물의 완성도를 균일하게 만들어주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됩니다. 디자인은 감각만으로 움직이는 작업이 아니라, 감각을 ‘지속 가능한 구조’로 만드는 작업이라는 걸 저는 툴의 반복 최적화를 통해 배웠습니다. 이 습관은 결국 디자이너 스스로의 피로도를 줄이고, 결과물의 설득력을 높여주는 핵심 전략이 됩니다.